转自동북아신문
[서울=동북아신문] 어제까지만 해도 찌뿌둥한 얼굴로 비만 쏟아내던 하늘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랗게 개서는 하얀 구름을 미소처럼 머금고 웃고 있는 아침이다. 드디어 근 두 달 동안 질질 끌던 장마가 그쳤는지라 상쾌한 기분으로 인터넷을 켜니 첫 뉴스로 「재일조선족운동회 회가 탄생」이라는 속보가 떴다.
급급히 동영상 플레이어를 재생시키니 어딘가 익숙하고 애틋하면서도 맑고 밝은 조선족 가요풍의 선율이 귓전을 울리더니 씩씩한 노랫소리가 힘차게 흘러나왔다.
백두의 정기를 이슬로 받아
후지산 기슭에서 꽃으로 피어
우리는 하늘 아래
우리는 대지 위에
황홀한 내일의 꿈을 그렸다
민족의 자랑을 한몸에 안고
세계로 나가는 재일조선족
우리는 하나로
우리는 대대로
아름다운 오늘을 활짝 피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바다 건너 이 땅에 울리는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소리 높이 우리 함께 불러요.
모이자 모이자
반가운 얼굴
오늘은 우리의 환락의 무대
모여라 모여라
즐거운 만남
함께 해요
우리의 미래를
▲ 녹음 중인 가수 변소화 김화 현성해 조병철 |
이 가사에서 서정적 주인공은 ‘우리’이다.
때문에, 작사자는 첫 두 구절에서 “백두의 정기를 이슬로 받아/ 후지산 기슭에서 꽃으로 피어”라고 ‘우리’가 누구인가부터 밝혔다. “백두의 정기를 이슬로” 받았으니 조선 민족이고 “후지산 기슭에서 꽃으로” 피었으니 ‘우리’는 일본에서 사는 재일조선족이다. 상징적인 수법을 써서 예술적으로 잘 표현하였다.
“우리는 하늘 아래/ 우리는 대지 위에/ 황홀한 내일의 꿈을 그렸다” ‘하늘’과 ‘대지’, ‘아래’와 ‘위’, 이같이 대조적인 단어를 통해서 공간적 크기가 생기면서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우리’가 있는 곳이 형상화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곳에서 꾸는 “황홀한 내일의 꿈”이 보다 선명해 지었다.
“민족의 자랑을 한몸에 안고/ 세계로 나가는 재일조선족”, 여기에서는 재일조선족의 특성과 장래성을 말하였다. 재일조선족이 일본이라는 이국땅에 오게 된 것은 그들에게 ‘꿈’ 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돈벌이보다는 무언가 후대를 위하여 민족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이루어 보고 싶은 그런 꿈이 있어서이다.
세계 그 어느 곳보다도 많은 조선족 유학생을 배출했고 수많은 조선족 사업가 학자 엔지니어 교사 노동자들이 이 땅에 자리 잡고 꿈을 펼쳐가고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한 조건으로 그들은 일본이라는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중국 한국 아세아 각국, 더 나아가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 전 세계에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미래가 있는 사업이다.
여기서 특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나가는’이란 단어의 선택이다. 처음에 “세계로 나가는 재일조선족”이란 구절을 읽었을 때 나는 살짝 위화감을 느꼈다. ‘나가는’이 아니라 ‘나아가는’이 아닌가? 그런데 다시 사전을 찾아보며 음미해보니 ‘나아가는’은 “앞으로 향하여 가다”는 뜻이지만 ‘나가는’은 “일정한 지역이나 공간의 범위와 관련하여 그 안에서 밖으로 이동하다.”라는 뜻이니, 재일조선족이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로 간다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나가는’이 더 타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단어 하나에도 깊은 뜻이 내포되어 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하나로/ 우리는 대대로/ 아름다운 오늘을 활짝 피운다”, 이 구절에서의 어휘 선택도 아주 잘 되었다. “우리는 하나로”는 ‘우리’가 뭉쳤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는 대대로”는 우리의 현재만이 아니라 우리의 후대들로 의해 이어질 미래를 보여주는 것으로써 우리의 꿈은 지금도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미래 지향성을 표현하였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바다 건너 이 땅에 울리는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소리 높이 우리 함께 불러요.” 「아리랑」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노래이다. 그래서 분단의 아픔을 가진 우리가 이 노래를 부를 때는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노래 앞에서는 국경도 분계선도 의미를 잃는다. 오직 거기에는 우리 민족이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리랑’을 인용한 것은 일본이라는 이국땅에 사는 ‘우리’에게는 의미가 큰 것이다. 세계 각국에 분포된 조선 민족이 ‘우리’라는 말로 뭉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리랑’이고 하나로 단합할 수 있게 해주는 노랫말이 ‘아리랑’이기 때문이다.
▲ 회가를 준비하는 팀원들 |
“모이자 모이자/ 반가운 얼굴/ 오늘은 우리의 환락의 무대/ 모여라 모여라/ 즐거운 만남/ 함께 해요/ 우리의 미래를”, 여기에서는 가사가 고조에 이르면서 사람들에게 모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먼저 “모이자”라는 권유법을 써서 사람들의 주의를 끈 다음에 “모여라”라는 명령형을 써서 박력 있게 호소하였다.
마지막 후렴구는 ‘함께’ ‘우리’ ‘미래’ 같이 이 가사의 중심내용을 나타낼 수 있는 언어로 가사의 주제를 강조하였다.
가사 「함께 해요 미래를」은 조선족 운동회 회가(会歌)이다. 그런 만큼 ‘함께 하는 우리’라는 이미지가 아주 중요하다. 거기에 이 운동회의 목적은 단지 지금을 즐기자는 의미보다는 미래를 위해서 분투할 힘을 얻자는 취지가 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의 의식적인 단어선택이 보인다.
▲ 작사가 리홍매, 작곡가 변소화 |
이 가사에는 ‘우리’가 7번 나오고 ‘함께’는 제목까지 3번 나오고 ‘오늘’ ‘미래’ 가 각기 2번씩 나온다. 이런 포인트 감각의 반복적인 단어사용은 ‘우리’를 중시하는 우리 민족의 민족성,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다 놓지 않고 꿈을 만들어 가려는 재일조선족의 강렬한 염원을 잘 보여줄 수 있게 하였다. 따라서 듣는 사람들이 더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또한, 제목에서 「함께해요 미래를」 하고 전도법을 씀으로써 ‘함께하는 운동회’라는 주제가 박력이 있게 다가올 수 있었다.
▲ 재일조선족 운동회 선전부 팀장 김설, 작사가 리홍매, 작곡가 변소화와 가수들 |
8월 3일, 재일조선족운동회에서 울려 퍼질 이 노랫소리가 기대된다.
이 노래를 들으며 오늘은 운동장에서 힘을 겨루고 내일은 미래를 위하여 분투해갈 재일조선족의 미래가 기대된다.
이 노래를 만드느라 수고하신 재일조선족운동회 선전부와 가사를 쓰신 리홍매님, 곡을 쓰신 변소화님, 그리고 가수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